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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자탁구의 중흥을 이끈 한국인 지도자 오광헌 감독

힘돌이 0 2,567 2017.06.15 18:35

 

일본 여자탁구의 중흥을 이끈

한국인 지도자  오광헌 감독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에서 펌-

무명선수였던 그는 1995년 일본의 작은 대학(슈쿠토쿠대)팀 코치로 들어가 지난해 귀국할 때까지 한국인 지도자 신화를 썼다. 소속 대학팀을 최강으로 만들었고, 2009년 일본 여자탁구대표팀의 코치가 됐고, 2013년부터는 여자 주니어대표팀의 감독도 겸했다. 일본 여자탁구의 10대 돌풍을 이끈 것이다. 지금 세계 탁구계에서 가장 큰 화제가 되고 있는 히라노 미우를 비롯, 이토 미마, 하야타 히나(이상 17)를 모두 가르쳤다. 이들이 국제무대에서 빠르게 성장하면서 오 감독은 지난해 25년 전통의 미즈노스포츠 멘토지도상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히기도 했다.

 

일본의 여고2년생 히라노는 물리학법칙과도 같이 견고한 중국의 아성을 만화영화처럼 무너뜨렸다. 먼저 8강에서 세계 1위 딩닝을 3-2로 꺾었다. 이전까지 히라노는 딩닝을 상대로 이기기는커녕 단 한 게임(세트)도 뺏은 적이 없었다. 이어 히라노는 4강에서 주위링(2), 결승에서 첸멍(5)3-0으로 일축하며 역대 최연소 챔피언에 올랐다. 일본열도가 흥분한 것은 물론이고, 중국언론까지 늑대가 나타났다’,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경계령이 내려졌다며 크게 보도했다. 서구 쪽도 히라노에게 '차이니스 드래건 슬레이어(Chinese dragon slayer)'라는 별명을 붙일 정도로 큰 관심을 보였다. 히라노가 중국을 상징하는 ''을 잡는 사냥꾼이란 뜻이다.

한국탁구는 몇 년 전만 해도 남녀 모두 일본에 앞섰다. 하지만 이제 여자는 확실하게 뒤졌고(우시 아시아선수권 준결승에서 한 게임도 뺏지 못하며 0-3으로 완패했다), 남자도 우위를 장담할 수 없다. 한국과 일본이 정반대의 사이클을 타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오광헌 감독은 히라노 등 일본 여자탁구의 황금세대에 대해 흥미로운 일화도 소개했다. “히라노가 작년 미국월드컵에서 최연소 우승을 하고, 이번에 만리장성을 각개격파했지만 사실 173인방 중 이토 미마의 실력이 제일 좋았어요. 이토가 자질이 좋다면, 히라노는 노력파죠. 둘은 중2때부터 복식파트너였는데, 2가 된 올해 갈라졌어요. 그만큼 라이벌 의식이 강해진 것이죠. 특히 조금 뒤져 있던 히라노의 경쟁심이 강했어요. 지난해 리우 올림픽에서 메달을 땄는데, 이토는 정식멤버였고, 히라노는 4번 카드, 그러니까 연습상대로 리우에 갔었죠. 귀국길에 독일에서 일본항공사가 성대한 환영식을 베풀었는데, 이토가 큰 환영을 받은 반면 히라노는 주목을 받지 못했죠. 행사 때 히라노는 아예 밖에 나가 있기도 했는데, 그때 히라노의 행동과 표정에서 언젠가 내가 너(이토)를 이긴다는 독기가 역력히 드러났어요. 뭔가 저지를 녀석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이제 막 중국을 넘으려고 하는 일본 여자탁구는 주목할 만하다.

17세 황금세대의 1~4년 위로 카토 미유(18), 하시모토 호노카(19), 마에다 미유(20), 사토 히토미(21) 등 실력파가 즐비하다. 여기에 황금세대 밑인 13~14세에 유망주 두세 명이 포진해 있다. 현재 일본선수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이시카와 카즈미가 ‘2020 도쿄올림픽에서 자신 있냐는 질문에 대해 모른다. 지금 밑에서 올라오는 뛰어난 일본선수들이 워낙 많아서 내가 나갈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고 답할 정도다.

 

일본탁구협회는 히라노 등이 초등학교에서 탁구를 시작할 때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펼쳤습니다. 전용시설을 만들고, 한 달에 한 번 합숙훈련을 하고, 일찌감치 해외대회에 파견하는 등 주니어들에게 대대적으로 투자를 했죠. 이에 지도자는 중국을 넘기 위해 연구했고, 선수들은 의지를 키웠습니다.

3박자가 맞아떨어진 겁니다. 기술적으로는 경제적인 탁구를 표방했습니다. 서브를 강화하고, 리시브의 다양성을 높였습니다. 한 가지 기술에 3~4가지씩 대응책을 가지고 있죠. 순간순간 변화를 주고, 디펜스까지 좋으니 세계 최고의 중국선수들도 위압감을 느끼며 무너지는 겁니다.

싫어도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중국의 높은 벽 앞에 좌절만 했던 한국탁구도 일본처럼 (1) 미래를 내다보고 유소년에게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 (2) 지도자는 억압적이고, 고지식한 탁구를 버려야 한다. 손재주가 뛰어난 한국사람은 같은 조건이면 탁구에서 충분히 세계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지금은 한국탁구가 일본의 17세 용 사냥꾼으로부터 크게 자극을 받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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