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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와 건강

pplife 0 1,010 2022.03.1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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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대구가톨릭대학교 박보현 교수>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술은 적당히 마시면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으나 지나치면 우리 몸의 여러 기관에서 적신호가 나타나게 되며 특히 간에 치명적인 손상을 준다. 또한 알코올은 여러 질병의 발생과 관련이 있다. 적은 양의 알코올을 마시면 심장병을 줄인다고 보고되고 있는데 이는 알코올이 혈액에서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알려진 HDL이라는 성분을 높이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과다한 음주는 오히려 심장병에 걸릴 가능성과 이로 인한 사망률을 높인다. 습관적으로 많은 양의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여러 건강 문제가 생기는데 고혈압, 중풍, 간장 질환(간염, 지방간, 간경화 등), 위장 질환,골다공증, 체내 여러 영양소의 결핍 등 다양한 문제가 수반된다.

술 마시는 스타일은 소량을 규칙적으로 마시는 유럽스타일이 있고, 폭음을 하는 미국 스타일이 있는데 한국인의 스타일은 두 가지 스타일 즉 자주 마시고 폭음하는 스타일이다. 특히 술을 자주, 그리고 많이 마시게 되면 중독 증세가 생기는데 알코올 중독자의 경우 판단력과 기억력 저하 등의 정신적 문제뿐 아니라 감정적 변화가 심하고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하게 되며 건강을 해치게 된다. 또한 사람마다 술의 양이 차이가 있는데 알코올이 몸에 들어가면 위, 장에서 흡수된 후 혈액을 타고 간으로 들어가고 간에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가 있으며, 이 효소가 많은 사람은 술에 강하고 적은 사람은 술에 약한 것이다. 이는 선천적으로 타고나며 체구의 크기와 무관하다.

 

알코올의 대사 및 약리작용

섭취한 알코올의 25%는 위장을 통하여 흡수되고, 75%는 장에서 흡수되는데, 위장 내의 음식물, 술 마시는 속도, 술의 농도와 양, 그리고 술의 종류, 위장관 운동력 등에 따라 흡수가 달라진다. 위장 내에 음식물이 있으면 흡수가 느려지고, 위장 운동이 빠르거나 위절제술을 받은 사람은 흡수 속도가 빨라진다. 흡수된 알코올은 9098% 정도는 간에서 대사되고 나머지는 신장, , 그리고 피부를 통하여 배설된다. 흡수된 알코올은 알코올 탈수소 효소에 의하여 간에서 아세트알데히드로 산화된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알데하이드 탈수소 효소에 의하여 초산으로 전환되는데 아시아인 중 50%는 알데히드 탈수소 효소가 변이된 형태를 가지고 있어 술을 마신 후 짧은 시간에 혈중 아세트알데히드 농도가 증가하여 알코올-홍조 반응이 나타난다. 이때 혈관이 확장되고 얼굴이 확 달아오르고 열감, 빈맥, 저혈압의 증세를 보인다. 알코올은 혈관-뇌 장벽을 쉽게 통과하고 뇌 속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말초혈액 알코올 농도보다 더 빨리 상승한다. 알코올은 태반을 통과하여 태아에게 전달되고, 수유를 하는 경우 모체의 혈중 알코올 농도의 95% 정도가 신생아에서 측정된다.

 

음주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음주로 인한 신체 및 정신 장애는 일시적일 수도 있지만 장기간 과음을 하면 신체 및 정신 상태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며 계속적인 음주는 영구적인 장애를 일으킨다. 중추신경계에 대한 영향으로 일시적인 것으로는 폭음 후 일시적 의식 상실, 숙면 장애가 있으며, 장기간 음주를 하면 515% 정도에서 손과 발에 말초신경 병증이 생기고, 1% 정도에서 소뇌의 변화를 일으켜 안구 진탕 및 운동 장애를 보인다.

 

알코올은 식도와 위장에 자극을 주어 식도염이나 위염이 생기게 하며, 심하면 위장관 출혈까지 발생시킨다. 또한 알코올은 소장에서 비타민을 포함한 여러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하고, 대장에서는 설사를 일으킨다. 그리고 간에서 지방 분자의 축적을 통한 지방간을 일으키고 진행하면 알코올성 간염, 간경화를 유발시킨다. 알코올은 가벼운 빈혈 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장기간 과음을 하게 되면 백혈구의 수가 감소되거나 기능이 나빠지며 백혈구의 변화와 면역 세포의 변화로 인하여 심한 알코올 중독 환자에서는 악성 종양이 생길 수 있는데 특히 두경부 식도, 유방, 위장에서 악성 종양의 발생이 증가한다.


매일 적은 양의 음주는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낮추지만 과도한 장기간의 음주는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음주량이 증가할수록 혈압이 상승되고 심장 근육에 독성을 일으켜 심근 병증을 발생시키고 또한 골격근 병증을 일으켜 근육통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과도한 음주는 혈청 내 저밀도 지단백과 지질을 상승시켜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 이외에도 알코올은 발기부전, 고환위축, 월경불순 등의 성기능의 장애도 가져오기도 하고 임산부의 과음은 태아 알코올 증후군(소두증, 낮게 달린귀, 안면 기형, 성장과 발달지연, 심장 이상)을 일으킨다. 다음은 술이 우리 인체의 주요 장기에 미치는 영향이다.

 

(1) (Brain)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을 음주할 경우 대뇌피질이 마비상태가 되어 언어를 상실하고 인사불성이 되며, 이것이 계속 진행 된다면 생명 중추가 마비되고 심장 박동과 호흡이 중지되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또한 지속적인 과음은 정신적 손상을 입히게 되는데, 이런 상태가 되면 문제 해결을 위한 추리력이나 판단력의 측면에서는 적지 않은 문제가 생긴다. 그 밖에 뇌세포 파괴로 사고·기억력 감퇴, 알콜성 치매 등도 유발된다.

 

(2) (Liver)

간은 화학공장과 창고 역할을 함으로써 모든 영양물질을 합성 또는 분해하여 저장해 두고, 모든 독소를 해독하는 작용을 한다. 알코올의 가장 심각한 폐해중 하나는 간의 손상인데, 이에는 지방간과 간경화가 대표적이다. 다량의 술을 마시면 간이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할 여유가 없어서 알코올 이외의 성분들은 지방으로 변하여 지방간을 초래한다.

인간은 지방간이 되어도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계속 술을 마시게 되어 문제가 더욱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알코올성 간경화 환자가 전체 간경화 환자의 50~90%를 차지한다고 하여 현대 간경화는 25~64세 남성들의 5대 사망 원인 중의 하나가 되었다(일반인의 경우 간장이 1시간에 처리할 수 있는 순 알코올의 양은 체중 1kg0.1-0.15g 이다).

술을 마신다고 모든 사람이 알코올성 간경변증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알코올의 총 섭취량으로 술의 종류와는 무관하다. 개인차가 있기는 하지만 하루에 섭취하는 알코올의 양이 80g 이하인 경우에는 거의 간경변증을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므로 이 수치 이하로 음주하는 것이 안전하다.

참고로 알코올 80g은 소주 2홉 짜리 약 1, 맥주 1500~2000cc, 위스키 150cc에 해당한다. 그러나 바이러스성 간염에 걸려 있는 환자는 비교적 적은 양의 음주로도 심한 간 손상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금주를 원칙으로 하여야 한다. 또한 매일 음주하는 것을 피하고 1주일에 최소한 2, 3일은 금주하는 것이 간의 피로를 덜어주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3) 췌장(Pancreas)

췌장은 위의 뒷면에 있는 척추 가까이 붙어 있으며 크기가 90g 정도인 장기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소화시키는 소화액을 분비하며 성인병의 하나인 당뇨병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다시 말해 췌장에서 지방, 단백질,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효소가 분비되므로 다량의 알코올을 섭취하면 췌장의 기능이 급격하게 떨어지게 되며 소화기능이 감소한다. 음주는 췌장염을 일으켜 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분비를 억제함으로써 당뇨병을 유발시킨다. 또한 췌장염은 견디기 어려운 극심한 복통이 오게 되고 심한 경우는 생명을 잃기도 한다.

 

(4) (Stomach)

위는 음식물을 일시적으로 저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소화가 시작되는 기관이다. 위의 내벽세포에서는 펩시노겐과 염산을 분비한다. 염산은 강한 산으로 음식물에 섞여있는 세균과 미생물을 없애준다. 또한 염산에 의해 펩시노겐이 활성화되어 펩신을 만들어 단백질을 분해하는 소화가 일어난다. 그러나 이렇게 강한 산과 소화효소를 분비하는 위는 영향을 받지 않는데, 그 이유는 위의 내벽에서 뮤신이 분비되어 위를 보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 한차례의 폭음으로도 위염, 위궤양이 생길 수 있다. 도수가 높은 술을 폭음한 경우 위 벽에 손상을 입어 위경련 등 극심한 위 통증을 일으키게 된다. 과도한 음주는 위액의 분비억제가 일어남과 함께 위와 작은창자의 벽을 헐게 하며 자주 구토하거나 급성출혈성 위염이 생겨 피를 토하기도 한다. 결국 과다한 알코올 섭취는 위를 자극하여 염산이 많이 나오도록 하며, 많아진 염산과 알코올이 위를 자극하여 결국 위궤양이 되는 것이다. 또한 만성적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에게는 식도암, 대장암의 위험이 일반인들보다 높다.

 

(5) 신경계

반복되는 음주는 아무리 기억력이 좋아도 장기간 술을 계속하는 동안 기억세포가 파괴되어 기억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은 완전히 끊는다 하여도 기억력은 원상태로 돌아오지 않는다. 알코올은 탈수작용을 하기 때문에 술을 오랫동안 많이 마시는 사람은 세포의 수분이 부족하여 항상 건조하게 되고 이는 얼굴의 주름으로 나타나 나이에 비해 더 늙어 보이게 하는 신체노화를 촉진시킨다. 또한 알코올은 손발의 감각이 이상하거나 아프고 저린 증상을 나타내는 말초신경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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